육아에서 그래도 아빠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면 몸으로 놀아주기일 겁니다. 하지만 막상 아빠들은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잘 몰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고 하면 지레 겁먹고 포기합니다. 아빠의 놀이는 준비 없이 바로 할 수 있어야 하고, 준비물은 한두 개로 최소화하며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매를 키우는 저는 다 쓴 종이와 A4 용지 한 장으로 아이들과 놀곤 합니다. 종이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놀이를 소개하겠습니다.
◇종이 공으로 과녁 맞히기
아이들은 공을 차거나 던지기를 좋아하지만 아파트 안에서는 소음 때문에 부담스럽습니다. 우선 종이를 뭉쳐 공으로 만들고 거실 유리창엔 수성펜으로 과녁을 그려주세요. 아이와 아빠가 종이 공을 번갈아 던지면서 점수를 내면 됩니다. 특히 종이 공에 양면테이프를 붙이면 유리창 과녁에 종이 공이 붙어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아이가 6세 이상이라면 양궁처럼 과녁을 여러 겹으로 만들어 점수를 표기하고 아빠와 함께 점수를 계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 집에 있는 바구니, 박스 등을 활용하면 종이 공을 그 안에 누가 더 많이 넣었는지 개수를 세면서 수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종이 동물 만들기
둘째 아이가 세 살 때 상대적으로 쉬운 오징어 만들기로 시작한 놀이입니다. A4 용지와 색연필, 가위만 준비하면 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을 종이에 그린 뒤 색칠을 하고 가위로 모양을 따라 잘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색칠하기는 이미 완성된 그림에 색칠을 하는 방식입니다. 아이가 그저 정해진 대로 따라 하면 되죠. 하지만 하얀 백지에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동물을 그리고 색칠하면 아이는 부모가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아들과는 공룡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과 자동차를, 딸과는 음식이나 공주 액세서리를 함께 그렸습니다.
◇종이 찢고 격파하기
버리는 신문지나 A4 용지를 이용해 종이를 찢고 격파하는 놀이입니다. 종이를 찢을 때 나는 경쾌한 소리에 아이들도 스트레스 풀리는 듯 신납니다. 특히 사내아이들의 경우 아빠가 종이를 나무판처럼 잡아준 뒤 태권도를 하듯 주먹이나 발차기로 격파하도록 하면 정말 좋아합니다. 주의할 점은 찰과상 우려가 있는 만큼 종이를 미리 살짝 찢어놓고 격파 타이밍에 맞춰 손으로 찢어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장난감 하면 블록이나 로봇처럼 돈 주고 사는 것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버리는 종이, 신문지, 잡지, 마트의 전단을 활용해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희 집 아이들은 이제는 다 쓴 종이를 버리려고 하면 "아빠, 종이를 왜 버려요? 종이로 놀아요"라고 말합니다. 이제는 종이를 매개로 어떤 놀이를 할지 스스로 생각하고 참여를 권하기도 하죠. 그러는 사이 서로의 추억도 쌓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