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보〉(241~258)=바둑은 초미세(超微細) 국면이지만 이미 움직일 수 없는 형세라고 했다. 어떻게 굴려도 백이 최소 반 집을 남기는 형세란 의미다. 241부터 249까지는 쌍방 최선의 끝내기. 250의 치중이 멋진 맥점이자 결정타로 보였는데 오히려 손해수였음이 밝혀졌다. 참고 1도 1을 선수한 뒤 3의 치중이 올바른 수순. 이 그림에 비해 실전은 1집 밑졌다. 250 때 251로 참고 2도 1에 잇는 것은 백에게 2~6의 수단이 발생한다.

잠시 긴장감 속에 역전설이 돌았지만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것은 일본엔 천행이었다. 정밀 재점검 결과 백의 반 집 승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309수 만에 바둑이 끝나고 계가를 마치니 역시 흑의 반면(盤面) 6집 승. 덤을 제하고 백이 반 집을 남겼다. 259수 이후는 뻔한 수순이므로 생략한다.

대형 바둑판을 통해 장쉬와 함께 해설하던 미모의 일본 프로기사 요시하라(吉原由香里) 6단이 "감격스럽다"고 외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십수년 간 일본 바둑이 부진에 빠졌을 때 겪은 설움, 그리고 도저히 뒤집을 수 없을 것 같던 승부의 역전 드라마에 감정이 북받쳐 올랐으리라. 순간 해설장을 메웠던 일본 팬들이 일제히 기립해 만세를 합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