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은범.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송은범(34)은 한화 이글스 팬들에겐 '먹튀'로 통했다. 2014년말 고액 외부FA(4년간 34억원)로 KIA 타이거즈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지난 3년간 한화에서 4승24패의 부진한 성적. 송은범을 받으면서 KIA에 내준 보상선수는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 선발승의 주인공 임기영이었다. 송은범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비난은 넘쳐났다. 마운드에서 살짝 웃는 모습마저 미워보였다.

그랬던 그가 2018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직은 시즌 초반, 평가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6차례 불펜등판에서 2승(구원승)에 평균자책점 2.38. 시즌 개막 뒤 보름만에 지난 3년간 승수의 절반을 따냈다. 송은범의 환골탈태 비밀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포심 패스트볼(일반적인 직구)처럼 실밥을 가로질러 잡지 않고 검지와 중지로 실밥을 따라 잡는 투심의 경우 구속은 약간 떨어지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가 심하다. 끝에서 떨어지고 검지와 중지의 릴리스 밸런스에 따라 좌우로 조금씩 휘면서 떨어진다. 헛스윙이나 땅볼 유도용이다.

송은범은 지난 8일 KT 위즈전에서 2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31개의 볼을 던졌는데 직구(포심 패스트볼)는 하나도 없었다. 투심 12개, 슬라이더 16개, 커브 3개를 던졌다. 투심 최고구속은 145km를 찍었다. 송은범의 포심 최고구속은 147km 내외다. 구속 2km를 포기하고 지저분한 볼끝을 챙긴 셈이다.

송은범에게 투심을 권한 이는 정민태 한화 2군 투수코치다. 정 코치는 현대 유니콘스 시절 선발 20승을 기록하기도 완투형 에이스였다. 정 코치도 현역 시절 당시로선 낯설었던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괴롭힌 바 있다.

송은범은 올해 1군 스프링캠프(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하지 못했다. 2군 캠프(일본 고치) 멤버였다. 그곳에서 정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이대로는 안된다. 네가 가진 좋은 공이 더 이상 1군에서 통하지 않으면 너의 야구가 끝난 것 아니냐. 새로운 마음으로 변화를 주자. 이것(포심→투심)만 제대로 되면 1군 가서 선발로 나서면 10승도 할 수 있다. 더 이상 상처받지말고 다시 시작하자."(정 코치)

지난해 2군에 내려갔을 때 송은범은 당시에도 투심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몇 차례 시도해본 뒤 뭔가 팔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사양했다. 어색함 보다는 140km대 후반을 찍는 직구에 대한 강한 믿음이 남아 있었다. 정 코치는 "굳이 그 공(투심)을 던지지 않아도 될거라 판단한 것 같다. 2군 스프링캠프가 변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송은범의 투심은 두 가지다. 실밥을 좁게 잡으면 끝이 살짝 떨어지지만 140km대 중반의 빠른 스피드를 낸다. 실밥을 넓게 잡으면 140km대 초반 스피드에 낙폭이 좀더 커진다. 매번 스피드와 떨어지는 폭에 변화를 줘가며 던진다. 정 코치는 "송은범은 기본적으로 제구가 되는 투수여서 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갈수록 볼배합이 중요해질 것이다. 아무리 좋은 볼이라도 그것만 던지면 맞을 수 밖에 없다. 좋은 슬라이더와 커브를 지닌 것은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즌 초반이지만 구원승을 올리고 있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은범이에게는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 성적이 좋지 않고 잘 던져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금처럼 하다보면 점점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여유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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