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내가 완전히 잘못 봤다. 오타니에게 미안하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4)의 놀라운 활약에 쑥스러운 탓이었을까. 시즌 전 오타니를 평가 절하했던 미국 기자가 '사과문'을 썼다. 미국 '야후스포츠' 제프 파산 기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파산 기자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친애하는 오타니에게, 미안합니다'라는 제목하의 편히 형식 기사로 시즌 전 자신의 예상이 잘못됐음을 인정했다. 파산 기자는 한 달 전 시범경기에서 오타니가 부진을 겪을 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기사로 실었다. 당시 파산 기자는 '스윙에 허점이 많고,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지금은 고교 수준의 타자'라는 스카우트들의 냉정한 평가를 그대로 전했다.

파산 기자는 '10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스카우트들의 말을 전했지만, 지난주 당신은 이를 무력화시켰다'며 '3월초 당신에게 우려를 첫 번째 스카우트는 타석에서 밸런스, 강속구 극복, 메이저리그 커브 공략에 어려움에 대해 확신을 갖고 말했다. 다른 스카우트들도 의견이 일치했다. 일본에서 당신을 본 한 스카우트는 그 선수가 어디 갔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타니는 시범경기 막판부터 오른 다리를 들지 않으며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파산 기자는 'LA 다저스 상대로 한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당신은 레그킥을 하지 않고 새롭게 타이밍을 잡았고, 밸런스 문제가 사라졌다. 패스트볼에 더 이상 늦지 않았다'며 '스카우트들 잘못은 아니었다. 뭔가 바꿀 필요가 있었고, 당신은 쉽게 바꿨다. 스카우트들이 난처해졌다'고 했다.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지만, 오타니의 빠른 변화가 시즌 전 평가를 뒤엎었다는 것이 파산 기자의 설명. 오타니의 활약에 한 스카우트는 이번주 "훌륭한 선수들은 빠르게 적응한다. 상대팀들은 아직 그를 공략할 방법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파산 기자는 '선수가 적응하기 전에 판단을 내리는 것에 대해 좋은 교훈을 얻었다. 야구에서 최고의 선수는 스스로 고칠 점을 찾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도 슬럼프에 빠졌을 때 다른 스윙을 하면서 잠재된 힘을 끌어낼 방법을 찾는다'며 오타니의 빠른 적응력을 간과했다고 인정했다.

아시아에서 10년 넘게 몸담은 한 스카우트는 파산 기자에게 "스프링 트레이닝 때 아시아 선수들을 평가하지 말라. 그들은 자신만의 프로그램이 있다. 스즈키 이치로와 이와무라 아키노리도 첫 스프링 트레이닝 때는 강한 타구를 못 쳤다"며 "아시아 선수들은 스프링 트레이닝 훈련 방식에 대해 재교육을 받고, 시범경기에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조언했다.

파산 기자는 '내가 질문을 한 사람들에겐 무의식적 편견이 있었을지 모른다. 나로선 반대 의견을 찾을 때까지 더 파고들어야 했다. 좋은 교훈이 됐다'며 '오타니의 타격이 좋지 않다는 것을 판결이 아닌 초기 보고서로 바꾸면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틀렸지만 그나마 조금 더 공정하다. 공정한 것이 목표가 아니다. 그것은 필수'라고 반성했다.

마지막으로 파산 기자는 '앞으로 각 팀들이 오타니에게 적응할 것이고, 투수들은 그의 파워를 존중하기 시작할 것이다. 실수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며 '하지만 이미 오타니는 이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연성, 꿋꿋함을 보였다'고 마무리하며 오타니의 향후 활약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