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상공에서 임무 수행 중에 실종된 미군 흑인 장교로 추정되는 유해가 73년 만에 발견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 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은 지난해 여름 오스트리아 국경 지대에서 발견된 유해와 물품들이 1944년 이탈리아 부근에서 실종된 로런스 E 딕슨(당시 24세·사진) 대위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44년 12월 23일 딕슨은 '항공 사진 촬영 정찰기를 수호하라'는 임무를 받고 이탈리아 남부 라미텔리에서 P-51 머스탱 전투기를 몰고 나치가 점령 중이던 체코로 향했다. 앨라배마주 터스키기 육군 비행학교에서 훈련받은 딕슨은 수훈비행십자훈장을 받은 베테랑 조종사였다. 그러나 엔진 이상으로 눈 덮인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그와 함께 출격한 전투기에 탑승했던 로버트 L 마틴 소위는 "추락 장소는 이탈리아 타르비시오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딕슨으로 추정되는 유해와 전투기 잔해가 발견된 건 타르비시오에서 약 9.6㎞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 지대였다. 딕슨의 것으로 밝혀진다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흑인 조종사 중 최초로 유해가 발견된 사례가 된다. 터스키기 육군 비행학교에서 훈련받고 참전한 흑인 조종사는 9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성에 유품이라도 찾아달라는 편지 수십 통을 보냈던 딕슨의 아내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노인이 된 딸은 시력을 잃은 상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