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의 정책을 담당했던 실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숙청 바람이 불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중에서도 내용상·절차상 논란이 되는 정책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혹시 정권이 바뀌면 또 문책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공무원들 사이에 나온다.

가령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자체적으로 결론을 낸 뒤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인상률에 대한 의견 차이가 워낙 커서 회의가 공전되던 중 정부 관계자가 최저임금 인상분을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귀띔한 뒤 갑작스럽게 16.4% 인상 결정이 내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뒷거래를 통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탈(脫)원전 정책 추진 과정도 편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전 건설 허가나 중단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 사항인데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수력원자력에 공문을 보내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결국 한수원 이사회는 정부 지시에 따랐다가 배임 논란에 휩싸였다.

외교부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나 국세청 국세행정 개혁 TF 등 각종 진상조사위원회에 언론·시민단체 등 민간인들을 참여시켜 외교 문서나 세무 자료 등 기밀문서를 열람시킨 것도 향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밖에 교과서 개편, 전교조 합법화, 강원랜드 채용 비리 연루 직원 채용 취소 등도 절차적 정당성이나 적정성 차원에서 나중에 말썽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업무'다. 주미(駐美) 경제공사에 지원했다가 보수 성향 단체 활동 경력이 문제가 돼 탈락한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등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전문가들이 배제되는 것이 '블랙리스트'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