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의 옛 절터에서 신라 때 유물로 보이는 금동반가사유상〈사진〉이 나왔다. 영월군과 강원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말 흥녕선원지(興寧禪院址·강원도기념물 6호) 발굴 조사 중 건물터에서 높이 15㎝, 폭 5㎝의 금동반가사유상을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정식 발굴 작업 중 금동반가사유상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물은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닮았다. 일반적인 반가부좌 자세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에 걸치고 오른 무릎 위에 올려놓은 오른팔로 턱을 괸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원형에 가까운 얼굴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으며, 상의를 입지 않은 채 삼면이 돌출된 삼산관(三山冠)을 쓰고 있다.

불상의 양식으로 볼 때 삼국시대 말기에서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해당하는 7~8세기 유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한반도에서 반가사유상이 집중적으로 제작됐던 때다. 발굴단 측은 "크기가 작아 휴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작 시기와 국가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7~8세기 강원 영월 지역은 신라의 영토였다.

이 불상은 '출처가 분명한 금동반가사유상'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대표적인 반가사유상인 국보 78호와 국보 83호 모두 출토지가 명확하지 않은 유물이며, 이 때문에 불상을 만든 나라가 백제인지 신라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지금은 대체로 78호는 백제, 83호는 신라 것으로 보고 있다.

흥녕선원은 통일신라 말 선종의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하나인 사자산 문파의 본거지였으며, 승려 절중(826~900) 때 번창했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