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위원장은 대통령)에 이목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 신임 부위원장은 전국섬유 노조 기획전문위원, 한국노동연구소장 등 노동계 출신으로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야당에선 "노조 출신 낙하산 인사가 끝이 없다"며 "일자리 정책도 노조 편향 일색으로 가겠다는 것인지 우려된다"고 했다.
◇일자리·고용 정책 라인, 노조 출신 장악
일자리위는 문 대통령 대선 공약(公約) 1호인 '일자리 창출' 정책을 총괄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부위원장에 대해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복지 관련 국회 상임위와 당내 위원회에서 활발히 활동했다"며 "일자리 정책을 총괄·조정해 정책 성과를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일자리 고용 정책이 '친노조 반기업'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부위원장이 과거 오랜 기간 노조 활동을 했고, 의원 시절에도 강성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일자리는 민간 투자가 있어야 만들어진다"며 "근로자 입장에만 치중한 일자리 정책으로는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 부위원장 임명으로 일자리·고용 정책 라인이 대부분 친노동계 인사로 채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한국노총 출신인 김영주 장관이 이끌고 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도 민주노총 출신이다. 이 부위원장과는 노동계(界) 선후배 사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교육 전문 훈련 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에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선임됐다. 이어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엔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임명됐다. 양대 노조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정부와 산하기관 요직을 꿰차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1호 업무지시 일자리委… 실업률은 '재난 수준'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통령 직속 기구로 일자리위를 만들었다. 직접 위원장을 맡고,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매일 일자리 현황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9%로 지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정부·여당이 "재난 수준의 상태"라며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할 정도다.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집행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일자리위가 어떤 실질적 결과물을 내놨는지 모르겠다"며 "일자리위와 정부 부처 간 조율도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용섭 초대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재직 중에도 광주 지역 행사에 여러 번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다 재임 9개월 만인 지난 2월 광주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했다. 이 때문에 "일자리는 뒷전인 채 자신의 정치적 입신을 위해 위원회를 이용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친문 낙천·낙선 정치인 '일자리 소개소'냐"
최근 임명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김성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등이 모두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낙천(落薦)·낙선(落選) 인사다. 이용섭 전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일자리위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헷갈릴 따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