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 일정이 28일 끝났다. 러시아월드컵(6월 14일 개막) F조에 속한 한국과 독일, 멕시코, 스웨덴도 28일(한국 시각) 나란히 친선 경기에 나서 전력을 점검했다.
◇스리백 변신은 무리?
FIFA랭킹 59위 한국은 유럽의 강호 폴란드(6위)에 2대3으로 졌다. 먼저 두 골을 실점한 한국은 후반 이창민과 황희찬의 연속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폴란드의 중거리 슛이 골망을 갈랐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경기를 F조 최강 독일전의 '가상 무대'로 삼고 수비 중심적인 스리백(중앙 수비수를 3명 두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리백은 대체로 양쪽 측면 윙백이 최종 수비에 가세하는 경우가 많아 5명의 수비수를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표 선수들은 아직 충분한 훈련이 되지 않은 듯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패스 미스도 많이 나왔다. 전반 37분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을 기용하면서 스리백 전술을 접은 신 감독은 "전반엔 강호를 상대로 '지키는 축구'를 해보고 싶어 플랜B로 스리백을 가동한 게 어려운 경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히려 4명이 수비를 하는 포백 전술을 쓰면서 활기를 찾았다. 이와 함께 교체 투입된 황희찬이 공격에서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보듯 동료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 침투를 즐기는 손흥민의 성향상 많이 뛰면서 동료들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황희찬이 가장 이상적인 공격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순간적인 역습 기회를 만들어 손흥민이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현재로선 새 수비수 발탁이 어려운 만큼 수비 조직력을 더 다듬어야 한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그래도 모두 한국보다 강하다
한국의 F조 상대들은 각각 다른 상황에서 평가전을 치렀다. 스웨덴은 24일 강호 칠레를 맞아 1대2로 패했지만, 에밀 포르스베리를 중심으로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키가 큰 선수가 많아 투박한 플레이를 할 것이란 고정관념을 깨는 장면이 많았다.
스웨덴은 28일 루마니아전엔 포르스베리 등 주전 선수를 대거 제외했다. 기량을 테스트받은 후보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친 때문인지 스웨덴은 0대1로 졌다. 체격 조건이 월등한 스웨덴은 제공권 싸움으로는 쉽게 이길 수 없는 상대라 오히려 뒷공간을 파고드는 빠른 침투가 무기가 될 수 있다.
멕시코는 정예 멤버를 출전시키고도 오히려 주전들이 많이 빠진 크로아티아에 0대1로 패했다. 최근 멕시코의 기세는 무서웠다. 화려한 기술로 폴란드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아이슬란드 등 피지컬이 좋은 유럽 팀을 연달아 꺾었다. 전략가로 유명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펼치는 '팔색조 전술'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날 멕시코는 크로아티아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크로아티아는 공격에 자주 가담하는 멕시코 측면 수비수들의 뒷공간을 노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엔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정말 무섭지만, 꼬이면 한없이 꼬이는 멕시코 다혈질 축구의 특징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줬다.
러시아에서 월드컵 2연패(連覇)에 도전하는 독일은 브라질을 상대로 베스트11의 절반 정도를 백업 선수들로 꾸렸다. 수준 높은 공방전 끝에 독일은 제수스에 골을 허용하며 0대1로 졌다. 그러나 독일은 아직 별걱정이 없어 보인다. 토마스 뮐러와 토니 크로스, 메수트 외질,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 등 언급하다 보면 입이 아플 정도로 세계 톱 클래스 선수가 가득해 비슷한 수준의 대표팀을 2~3개 만들 정도로 여유롭다. 클로제 은퇴 이후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뮐러 등 2선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워낙 뛰어나 큰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