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저녁 저희집 네 식구가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둘째 준이가 말했습니다. "지금 받는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려면 너무 오래 모아야 해요. 집안일을 하고 용돈을 받는 건 어때요?" "좋은 생각 같은데, 그럼 금액을 정해볼까?"

매주 한 번 열리는 우리집 '가족회의' 모습입니다. 한 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고, 다음 한 주를 계획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가족회의 때 아이들에게 일주일 치 용돈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도 이 시간을 학수고대합니다. 회의에서 나온 얘기들은 '가족회의록'에 적습니다. 자신이 한 말을 아빠가 회의록에 적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가족 일원으로 자신의 발언에 책임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회의록에 기록이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가족회의를 할 때면 아이들 마음가짐도 평상시와 달라집니다.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해지기 위해 좋은 의견이 있는 사람?"하면 아이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요" "밥 잘 먹기요"하는 식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줄줄 읊어댑니다. 굳이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는 셈이죠.

이외에도 저희 집엔 두 권의 보물 같은 노트가 더 있습니다. '도전노트'는 아이들이 새롭게 도전한 일을 기록해둔 노트입니다. 2017년 4월 23일엔 '첫째 윤이가 두발자전거 타기에 성공한 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처음 먹는 음식에 도전한 날'처럼 아이의 도전을 하나둘 기록하면서 '나도 이때 이랬겠구나'하고 생각합니다. 마치 인생을 다시 살아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죠.

특히 아이들이 어떤 난관에 부딪쳐 머뭇거리고 망설일 때, "이거 도전노트에 써보자"하고 얘기하면 이내 용기를 내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근한 아빠에게 오늘 이걸 새롭게 도전했으니 도전노트에 쓰자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도 합니다. 비록 도전의 순간을 놓쳤더라도 도전노트를 쓰면서 그 순간의 기쁨을 공유합니다.

마지막은 '오답노트'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아 화도 내게 되고, 돌아서서 곧바로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문제 상황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들입니다. 시험 문제를 알려주고 시험을 보는데도 계속 틀리는 식이죠. 그래서 저만의 육아 오답노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늦잠 자는 아이, 기분 좋게 깨우는 법' '떼쓰는 아이, 화내지 않고 훈계하는 법'처럼 실패 사례를 통해 배운 교훈을 오답 노트에 적어놓는 것이죠.

아이를 키우며 부딪히는 갖가지 상황 앞에서 나름대로의 모범답안을 갖고 있는 것,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아이와 부모 모두를 기분 좋게 성장시키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세 권의 노트 쓰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번 주부터 육아 아빠들의 노하우를 전하는 '고수 아빠 육아 비결'을 '우리 아이 이럴 땐 어떻게?'와 함께 격주로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