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6.25 한국전쟁 당시 남한 민간인 수천명을 학살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7일 보도했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 대한 학살기록이 담긴 문건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VOA가 공개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공개한 문건을 보면 1950년 10월 8일~10일 사이 개성과 서울 지역 공무원 1800~2000명이 학살된 정황이 80여쪽에 걸쳐 기록돼 있다.
전쟁 당시 한반도에 주둔한 미 후방기지사령부가 1953년 6월 15일 북한 인민내무군 소속 포로 3명의 증언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문건은 학살 정황이 포착된 장소를 대동강 인근 기암리 북서쪽 일대라고 구체적으로 짚었다.
포로로 잡힌 남한 공무원 중 200여명은 평양으로 이동하다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사살됐다. 또 대동강을 건너 마을으로 옮겨진 뒤 약 1000여명이 총살돼 2개의 대형 구덩이에 묻혔고, 나머지 포로도 같은 방식으로 처형됐다.
당시 미 육군의 존 테일러 중령 등이 1950년 11월 17일 기암리에서 사살된 공무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3개의 대형 무덤을 확인했다고 VOA는 전했다.
이미일 한국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 이사장은 “군인이 아닌 한국 민간인에 대한 북한군의 학살기록이 담긴 문건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집단 학살에 대한 진상규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