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수사’ 법률팀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률팀의 수장이었던 존 다우드 변호사를 해임한 이후 유력 후보였던 두 명의 변호사마저 선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팀을 이끌 수장이 공백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 시일 내에 새 변호사를 찾아 법률팀을 재정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뮬러 특검이 수사를 강화함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법률팀을 좌지우지하려 들면서 변호사들과 갈등을 빚어 온데다 많은 변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사건’을 맡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8년 3월 23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2018회계연도 예산안 서명 관련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 법률팀 수장 공백 채울 디제노바 부부 마저 탈락…트럼프, ‘케미’ 맞는 사람 원해

25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프 디제노바 변호사와 그의 부인인 빅토리아 토엔싱 변호사를 ‘러시아 수사’ 법률팀으로 고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부는 지난 22일 사임한 러시아 수사 법률팀의 중심 축이었던 존 다우드 변호사를 이을 유력 후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은 이들을 고용하지 않는 이유로 ‘이해충돌 문제’를 들었다. 토엔싱 변호사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트럼프와 반대 입장에 있는 마크 코랄로 전 트럼프 법률팀 대변인의 변호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진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의 ‘케미’가 잘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과 면담한 후 개인적인 케미(공감대·Chemistry)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 변호사를 고용하는 데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에 개인적인 공감대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CNN에 따르면, 뮬러 특검이 수사를 강화하고 있는 데 위기감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전략따라 법률팀을 좌우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입장을 잘 반영하는 ‘말 잘 듣는’ 변호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우드 변호사를 내보낸 것도 러시아 수사 대응 전략에서 두 사람의 공감대가 달라 여러차례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수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은 다우드는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존 다우드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수사’ 법률팀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아왔다.

◇ 트럼프, 새 팀 꾸리기 쉽지 않을 것…과거에도 변호사 고용에 난항 겪어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빨리 새 법률팀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변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밖으로 밀려난 사례가 점점 누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손 잡기를 꺼려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몇몇 유명 변호사들에게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특히 법무차관 출신의 변호사 테오도르 올슨과 그의 로펌에도 제안을 했지만 올슨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워싱턴 D.C. 인근의 변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잘 나가는 스타 변호사들을 고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형 로펌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업무관계를 맺는 데 두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인해 새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고객을 유치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 대응을 위한 변호사를 찾을 때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그는 워싱턴 일류 변호사 여섯 명을 인터뷰했지만, 모두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많은 변호사들과 최고 로펌들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내 변호를 맡고 싶어 한다”며 “이 소송을 맡기를 원하는 변호사를 찾기 어렵다는 ‘가짜 뉴스’는 믿지 말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