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극단 여배우들을 성폭행·성추행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윤택(66) 전 연희단 거리패 예술감독이 이번 주말 경찰에 소환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오는 17일 오전 10시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이씨를 서울 종로구 청사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자리에 있던 1999부터 2016년까지 여성 극단원 16명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씨를 출국금지하는 한편, 서울 종로구 주거지와 밀양연극촌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 있는 피해자들을 만나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씨는 "죄의식을 가지면서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성관계는 했지만 성폭행은 아니다" "안마는 제가 시켰지만 예전에는 남자건 여자건 다 했다" "내게 성폭행 당한 뒤 낙태했다는 피해자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었다. 이 기자회견 이후 연희단거리패 내부에서 "이씨가 '노래 가사를 쓰듯이, 시를 쓰듯이' 사과문을 만들었고, 당원들과 함께 기자회견 리허설을 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씨의 성폭력 가해 행위는 대부분 2013년 친고죄 폐지 이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이라도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검토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총괄하는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제기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피해 사실 확인 차원에서도 수사가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가 원한다면 (피해 사실을) 적극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성추문 논란의 당사자들. 왼쪽부터 시인 고은, 연출가 오태석·이윤택

'연극계 대부'로 군림하던 그가 약 18년이나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극단원들을 성노리개로 삼았다는 폭로는 문화예술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윤택 성폭력 '폭로 이후 한국사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고은 시인, 극작가 오태석, 배우 고(故) 조민기, 영화감독 김기덕, 배우 조재현, 배우 오달수, 사진작가 배병우 등에 대한 미투 폭로가 꼬리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