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4경기 만에 준우승, 전성기 기량 회복
이번 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80승 재도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비록 우승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전성기에 가까운 기량을 과시하며 부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골프코스(파71·734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를 쳤다.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폴 케이시(잉글랜드)에게 1타 뒤지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복귀 4경기 만에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우즈는 3라운드에서 복귀 후 최저 타수인 4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선두에 1타 차까지 따라 붙어 우승 전망을 밝혔다.

실제로 우즈는 PGA 투어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거나 선두에 1타 뒤졌던 69개 대회에서 62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승부사다.

이날도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나섰다. 4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한 뒤 16번 홀(파4)까지 지루한 파 행진을 거듭했다.17번 홀(파3)에서 약 13m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마지막 18번 홀(파4) 에서 반드시 버디가 필요했지만 파에 그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2013년 8월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년 7개월 만의 정상 등극 기회를 놓쳤다. 통산 80승 달성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우승을 놓친 우즈는 "오늘 생각처럼 샷이 잘되지 않았다. 조금 더 샷이 정교했더라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지만 "지난달 혼다 클래식 대회보다 여러 면에서 나아졌다. 앞으로도 조금씩 더 날카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부활 희망을 더욱 부풀렸다.우즈는 최근 한 달 동안 3개 대회에 출전하는 나름의 강행군에서도 부상 후유증 없이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했다.건강 염려를 떨친 가운데 성적도 '컷 탈락-12위-준우승'으로 상승 곡선을 그었다.

3라운드에서는 이번 시즌 PGA 투어 선수 중 가장 빠른 129.2마일(208㎞)의 클럽 헤드 스피드를 찍었다. 네 차례 수술 이력과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단연 돋보이는 스윙 스피드를 자랑했다.

특히 '뱀의 구덩이(snake pit)'로 불리는 악명 높은 16번~18번 홀에서 나흘 동안 2언더파를 치는 등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었다.

지난달 혼다 클래식에서는 '베어 트랩'(15~17번 홀)에 발목을 잡혀 대거 타수를 잃었다. 당시 우즈는 이곳에서만 8타를 잃고 이븐파 공동 12위에 머물렀다.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티샷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첫날을 제외하고 2~4라운드 모두 61.45%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했다.그린 적중률은 나흘 동안 66.67%(48.72)를 기록해 참가 선수 중 공동 8위를 했다. 최종일 퍼팅에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29개로 상위권 기록을 남겼다.

우즈는 이번 주에도 쉬지 않고 통산 80승에 재도전한다.16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클럽에서 개막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우즈와 궁합이 잘 맞는다. 우즈는 2000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무려 8차례나 정상을 차지했다.

우즈는 "매우 흥분된다. 베이힐은 내가 좋아하는 코스다. 수년 동안 그곳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돌아갈 수 없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돼 반갑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한편, 세계랭킹 388위인 우즈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랭킹이 대폭 상승해 150위 안쪽으로 진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