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언어가 다 떠나버렸다. 언젠가 돌아오면 그때 말할 것이다.”

고은 시인이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온라인 뉴스레터 ‘북저널리즘’에 따르면, 고은은 지난달 19일 인터뷰를 제안하는 이메일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출판계 관계자는 “알아 듣기 어렵게 썼지만, 결국은 ‘지금은 무슨 말로도 해명해봤자 소용이 없다. 언젠가 나는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 같다”라고 전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 19일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지금은 언어가 다 떠나버렸다. 언젠가 돌아오면 그때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 조선 DB
성추문 이후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던 고은은 지난 2일 영국 출판사인 블루덱스 북스(Bloodaxe Books)에 "최근에 제기된 의혹들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일부 인사들이 나에 대해 제기하는 상습적인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내용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서 처음 보도했다. 외신을 통해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상습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고은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라는 시로 최초 폭로됐다. 최 시인은 방송에 출연해 “고은이 술집에서 바지를 내리고 신체 일부분을 만져달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술집 주인은 그런 일이 없었다는 반론을 폈다.

성추문 파문이 일자 고은은 지난 7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작품 역시 교과서에서 퇴출된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고은의 문학작품 13건, 인물 소개 11건이 모두 삭제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