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에선 선수들의 기록만으로 순위를 결정하지 않는다. 장애 정도가 심한 선수들을 위한 '특별한 규칙'이 있다. 선수의 기록에 장애 등급에 따른 핸디캡 숫자를 곱해 '최종 기록'을 내는 방식이다. 기록이 1등이어도 금·은·동을 못 딸 수 있고, 4위 기록으로 금메달을 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방식은 선수들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2006 토리노패럴림픽부터 도입됐다.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는 6개 장애 영역(팔·다리, 뇌 손상, 지능, 시각, 휠체어 사용, 기타)을 나눴고, 장애 영역별로 장애 등급(classification)을 뒀다.

선수들은 경기 전 IPC 등급분류사에게 검사를 받아 장애 등급을 배정받고 경기에 참가한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인은 시력의 정도에 따라 B1, B2, B3 등급으로 나뉜다. 여기서 B는 Blind(시각 장애)를 뜻한다. B1 등급은 시각 장애가 가장 심한 수준으로, 25cm의 거리에서 15×15cm 크기의 글자 E자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다.

지체 장애인은 상체 또는 하체 장애 정도에 따라 LW2~8, LW10~12등급으로 나뉜다. LW는 Locomotor Winter(겨울 운동)를 의미하는 등급 기준이다. 다리의 어느 부위를 절단했는지, 팔을 한쪽만 쓸 수 있는지, 척수 장애가 있는지 등 여러 기준으로 LW 등급을 부여받으며, 최종 기록에 반영해 순위를 정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스웨덴 헬레네 리파(49)는 LW2 등급(한쪽 다리 무릎 위 절단)으로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15㎞에서 금메달을 땄다. 원래 그의 기록은 54분9.1초로 2위 성적이었다. 하지만 LW2 등급에 따른 핸디캡을 적용받아 49분49.2초로 인정받으면서 1위였던 LW6 등급의 선수를 3.9초 차이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