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남아프리카에서 보고된 리스테리아 감염자는 950명에 달했고, 그중 180명이 사망했다. 감염자 숫자, 사망자 숫자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유엔은 역시 남아공의 리스테리아 감염 사례가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남아공에서 한 여성이 소시지를 카트에 담고 있다.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면 발열과 근육통·두통·오한·경련 등 증상이 나타난다. 임산부·신생아·고령자 등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가 감염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남아공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리스테리아균의 확산 배경을 조사해 왔으나, 1년 가까이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그러다 이달 초쯤 돼서야 남아공 북부 도시에 있는 타이거 브랜즈‘(Tiger Brands)’가 만든 가공육에서 리스테리균이 대거 검출된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이를 최근 1년간 잇따르는 식중독 증세의 발병 원인으로 지목했다.

남아공 정부는 즉시 리콜을 지시했다. 모잠비크, 나미비아, 보츠와나 등은 남아공 보건당국의 발표가 나오자 즉각 해당 가공육의 수입 중단 조처를 내리고 리콜과 매장에서 수거를 지시했다. 잠비아는 가공육은 물론 야채, 과일 수입도 금지했다. 지난 주말엔 남아공 곳곳에서 성난 소비자들과 소매상들이 환불을 요구하면서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타이거 브랜즈는 자사 상품과 리스테리아균 사망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을 입증할 아무런 증거는 없다면서 사과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버티고 있다고 BBC 등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