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온건파로 분류되는 게리 콘<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사퇴한다. 콘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백악관은 6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지난 수 주 동안 게리는 대통령과 거취를 논의해 왔다”며 “사퇴 시기는 아직 조율 중이나 몇 주 안에 백악관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게리는 수석 경제 보좌관으로서 미국인을 위해 헌신해 왔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트위터에 “곧 새 보좌관을 뽑을 예정이며, 현명한 선택을 하겠다”고 썼다.

콘 위원장의 사퇴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보복 관세 조치를 두고 심한 갈등을 빚었던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관세조치를 강행하면 사퇴할 것”이라며 관세조치를 막지 못한 데 대한 반발의 의미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혀 온 바 있다.

콘 위원장은 최근에도 관세 부과 조치에 따라 피해를 입는 제조업체 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그의 ‘최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의 시발점으로 여겨지는 알루미늄·철강 관세 부과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콘 위원장은 임명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는 반대로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통상·무역 이슈와 관련해서도 대 중국 강경 노선에 반대해 왔다. 유대인인 콘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 사태를 두둔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해 한때 사퇴를 검토한 적도 있다.

콘 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백악관 내 강경 보호무역파의 목소리는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강경 보호무역론자들의 입지 강화는 한국 등 대미 교역국엔 악재다.

강경 무역파로 분류되는 윌버 로스(왼쪽) 상무부 장관과 피터 나바로(오른쪽)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미국 우선·보호무역 정책’을 설계한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이 최근 백악관 선임 보좌관으로 승진이 검토되는 가운데, 그가 콘 위원장의 역할을 꿰찰 가능성이 크다. 강경 보호무역파는 지난해까지 콘 위원장에 밀려 백악관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못 내오다가 올해 초부터 주요 무역 정책 입안을 주도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