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이 4일(현지 시각) 메르켈 총리가 제안한 대연정안을 당원 투표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5개월 넘게 표류하던 독일 연정 구성은 종지부를 찍었다. 메르켈 총리는 14일 다시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임기는 2021년까지다. 메르켈은 16년간 재임하는 장수(長壽) 총리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독일의 연정안 타결은 유럽에 좋은 소식"이라며 "독일과 협력해 유럽 프로젝트를 진전시킬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독일이 6개월 동안의 정치 공백에서 벗어나면서 이제 EU가 이민, 무역 정책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독일 정치가 안정되면서 유럽 정치 불안정이 해소될 거란 기대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 4기 내각이 강한 지도력을 계속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소득세를 150억유로(약 19조5600억원) 줄이겠다"며 경제 성장을 위한 각종 규제 개혁, 세금 인하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연정에 참여하기로 한 좌파 성향의 사민당 내부에서 정체성 훼손을 우려한 강경파의 불만이 상당해 메르켈 총리의 공약 이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게다가 사민당은 메르켈 공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재무·외무·노동·법무장관직을 연정 협상 과정에서 차지했다. 브뤼셀 테너오 연구소 정치분석가 카슨 니켈은 "메르켈과 사민당이 겉으로 보기에는 연합을 이뤄낸 것 같지만 앞으로 충돌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