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63·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최근 세계적으로 열풍이 분 가상 화폐에 대해 "사람을 직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술"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게이츠는 2월 27일(현지 시각)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 주최한 강연에서 "가상 화폐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인데 이런 점 때문에 가상 화폐가 테러 자금 확보나 돈세탁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가상 화폐는 사람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테러 단체들이 정부 감시를 피해 가상 화폐로 불법 자금을 확보하면 테러에 의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현재 가상 화폐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나 다른 불법 약물들을 구입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익명성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며 "정부는 돈세탁과 탈세, 테러리스트 자금 추적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게이츠는 가상 화폐 투자에 대해서도 "장기 보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super risky)"고 했다.
게이츠는 가상 화폐 도입 초기만 해도 비교적 우호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가상 화폐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IT(정보기술)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비판해온 가상 화폐 진영에 대한 반박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가상 화폐 옹호론자들은 페이스북·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IT 기업을 향해 "소수 기업이 전 세계 정보 권력을 과도하게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