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보〉(156~188)=프로 바둑에선 반집 차이도 1승, 이른바 '만방'으로 이겨도 1승이다. 반집 승부가 단 한 수에 의해 만방으로 바뀔 수도 있는 바둑 게임의 특수성을 감안한 규칙이다. 그래서 '골 득실차'도 따지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면 앞선 쪽은 "한 골 더!"를 외치는 대신 몸을 사리고 승리 굳히기에 주력한다. 물론 50집을 이기고 있어도 80집을 향해 질주하는 조훈현, 서능욱 같은 낭만파도 없지는 않다.
156부터 159까지, 흑은 꼬리를 떼주고 본진이 살아갔다. 157로 참고 1도 1에 두어 모두 살리려 하는 것은 6까지 전체 흑이 위험해진다. 백은 156으로 바로 '가'에 씌워 잡으러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공은 역습을 부를 수도 있다. 158까지 선수로 흑 6점을 잡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고삐를 늦춘 것.
게다가 흑은 좌변도 허약하다. 160 때 참고 2도 1로 받는 것은 패가 된다. 166이 침착한 수로, 169까지 위쪽은 살았지만 좌하귀 흑이 패에 걸렸다. 177까지의 패 바꿔치기서도 백이 득을 보았다. 178로 살고 188까지 돼선 반면 10집의 대차(大差). 여기서 흑이 돌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