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자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초신성 탄생 순간 몰아친 빛'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별이 폭발하면서 초신성이 되는 '폭발 순간'을 포착한 것을 토대로 연구한 논문이다. 초신성 폭발 순간을 포착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순간을 관측해 낸 사람은 천문학자가 아니었다.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자물쇠공이었었다.

아르헨티나의 아마추어 천문가 빅터 부소가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순간을 처음 관측한 그의 구경 40㎝ 망원경 앞에 서 있다. 아래 사진은 부소가 처음 관찰한 초신성 'SN 2016gkg'.

2016년 9월 20일 저녁, 아르헨티나 자물쇠공 빅터 부소(58)는 집 옥상에 있는 구경 40㎝의 작은 천체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망원경에 부착된 새 카메라를 시험해 보려고 그는 렌즈를 은하 NGC613 쪽으로 맞춰 놓았다. 별자리로 치면 조각가 자리의 남쪽에 있는 은하인데, 지구로부터 67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부소의 렌즈 건너 은하에서 갑자기 섬광이 빛났다. 6700만년을 날아온 그 빛이 부소의 카메라에 담겼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천체물리학연구소 연구원에게 이 사실을 바로 알렸고, 소식은 삽시간에 전 세계 천문학계로 퍼졌다. 천문학자들은 저마다 최고의 망원경을 사용해 나중에 'SN 2016gkg'로 이름 붙여진 이 초신성을 관측했다.

초신성은 별의 사멸이다. 태양과 같은 항성(恒星)은 내부의 수소와 헬륨 등을 태우며 스스로 빛을 낸다. 모든 것을 다 태운 항성이 더 이상 태울 것이 없으면 충격파를 일으키며 폭발한다. 이때 원래보다 최고 수백만 배 밝은 빛을 한꺼번에 내뿜기 때문에 밤하늘에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초신성은 폭발 뒤 1~2주간 밝다가 서서히 빛을 잃으며 꺼진다. 부소가 관측하기 이전 초신성의 태동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이 있을 뿐, 초신성의 태동 자체를 관측한 사람은 없었다.

부소는 천문학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1970년 그가 열 살 때 아버지는 자는 부소를 깨워 밤하늘에 베넷 혜성 꼬리가 빛나는 것을 보여줬다. 1969년 처음 발견된 베넷 혜성은 서기 3648년에야 다시 지구 주변에서 관측된다. 그의 어머니는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을 하는 영상을 보며 부소에게 속삭였다. "잘 봐 두렴. 평생 이 장면을 잊어버리지 못할 거야." 어린 부소는 잊어버리지 않았다. 열한 살 때 그는 통조림 캔에 찰흙으로 망원렌즈를 붙여 별을 봤다. 8년 전엔 옥상에 '부소 관측대'로 부르는 별 보는 공간을 따로 만들었고, 누구보다 먼저 초신성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초신성의 태동을 우연히 발견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미국 UC 버클리의 알렉스 필리펜코 교수는 "우주의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