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경 법조전문기자·변호사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미투(Me Too)' 운동과 관련해 사법 당국의 수사를 지시하면서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 시점의 행위부터 어느 수준의 행위까지 처벌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폭로되는 과거 성폭력 사건들에는 성희롱, 성추행(강제추행), 성폭행(강간)이 섞여 있다. 말로 하는 성희롱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면전에서 음란한 농담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더라도 처벌 조항이 없다. 다만 민사상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음란한 내용을 피해자 문자메시지로 보내거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처벌된다.

남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성추행, 강제로 성관계를 맺는 성폭행은 형사처벌 대상이다. 강제로 입을 맞추거나 껴안는 것, 몸을 만지는 것은 모두 강제추행이다.

처벌에서는 공소시효가 문제가 된다. 성추행·성폭행 공소시효는 10년이다. 10년 넘은 범죄는 원칙적으로 처벌이 어렵다. 범행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인 연극연출가 이윤택씨의 경우가 그렇다. 반면 탤런트 조민기씨 혐의는 2013년 이후 일이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미성년자이면 10년 넘은 일도 문제가 된다. 공소시효가 성년이 된 때부터 진행되기 때문이다. 26일 긴급체포된 경남 김해의 극단 대표 조모씨 경우 범행이 이뤄진 2007년 당시 피해자들이 16, 18세여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2013년 6월 폐지된 '성범죄 친고죄(親告罪)' 조항도 처벌에 변수가 된다. 친고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2013년 6월 이전 성범죄는 고소가 없으면 공소시효 이내여도 처벌이 어렵다. 문 대통령이 '2013년 6월 이후 범죄는 피해자 고소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 수사하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률구조공단 신진희 변호사는 "과거 성추행은 벌금형이 많았지만 최근엔 실형 선고도 종종 있다"고 했다. 성희롱 손해배상도 '권력형 성희롱'의 경우 배상액이 3000만~5000만원까지 높아졌다. 다만 민사소송도 사건일로부터 10년 혹은 피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10년 넘은 성희롱 피해는 배상받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