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중국이 미국에 맞서다가 전쟁까지 발발하게 되는 영화를 만든다면 시진핑(習近平)과 트럼프보다 더 적절한 주인공을 찾기 힘들 것이다."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시진핑과 트럼프의 닮은 점을 이렇게 얘기한다. 둘 다 리더십에 자부심이 있으며 스스로를 자국(自國) 부흥의 핵심 인물로 여긴다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자기 사명으로까지 생각한다고 했다.
▶시진핑이 2012년 집권 직후에 광둥성을 방문했을 때다. 현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연설에서 짧게 화두를 던졌다. "소련 공산당이 왜 무너졌는지 아느냐." 그는 "정치적으로 부패하고, 이념적으로 이단자가 많아지고, 군대는 충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강력한 '숙청 드라이브'를 시작하겠다는 사인이었다. 지난 6년간 반대 파벌인 공청단(共靑團)계, 장쩌민계를 밀어내면서 권력을 공고히 했다. 그가 집권 후 당원 100만명이 징계를 받았다. 약 4만명이 당원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는 통계도 있다.
▶그동안 설(說)로 나돌던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26일 국가주석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한 헌법 79조를 폐지하는 논의에 착수했다. 마오쩌둥이 만들고 덩샤오핑이 없앤 종신 주석직이 36년 만에 부활한다는 얘기다. 시진핑에게 당한 피해자가 너무 많아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장기집권을 기획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는 시진핑에 대해 "개인적 불행이나 고통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하지 않는 정서적 안정감을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에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모습을 보면 권력욕의 화신 같다. 중국 공산당 선전 기관들의 요즘 시진핑 동정 보도는 우상숭배 수준에 가깝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중국을 세우고(站起來), 먹고살 만하게 만든(富起來) 업적이 있다. 시진핑이 여기에 비견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다. 그가 종신 집권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아무리 자유가 없는 중국이라고 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의 불안정은 한반도의 불안으로 직결된다. 시진핑이 장기 집권 명분을 만들려고 미국과 대결하거나 대만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무슨 운명인지 요즘 우리를 둘러싼 나라 지도자 모두가 제멋대로다.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에다 김정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