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사회 전반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곳은 교육계다. 인공지능(AI)·로봇 등이 실용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과거와 다른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 새 유학 트렌드까지 크게 바뀌는 추세다. 무엇보다 유학지로 첫손에 꼽히던 '미국'이 1위 자리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지난 2016년 발표된 '2016년 국외 한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학위과정과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을 포함한 고등교육과정 한국인 유학생 22만3908명 중 29.8%인 6만6672명이 중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6만3710명(28.5%)으로 2위였다. 유정선<사진> 캠브리지코리아 부센터장은 "2010년 이후로 미국 유학생 수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중국을 비롯해 유럽·호주·홍콩 등으로 유학 가는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미국 유학'을 다녀오기만 했어도 되는 시기가 있었어요. 미국에서 어떤 대학에 다녔든 '영어만 배워오면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한국에서만 공부한 학생 중에도 영어 잘하는 학생이 수없이 많아요. 유학 가더라도 '어떤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얘깁니다. 교육적 성과를 얻지 못하면 이제 유학은 안 가느니만 못해요."

이런 변화 속에서 최근 학생·학부모가 주목하는 유학지의 하나는 '영국'이다. 영국엔 수학·과학 같은 기초 학문 분야에서 우수한 대학이 많아서다. 또한 학생들이 영국을 주목하는 건 입시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내신(GPA)과 SAT· ACT 성적, 비교과 활동 실적, 에세이까지 모두 준비해야 하는 미국과 달리 영국 입시는 소수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A레벨'만으로도 준비가 가능하다. 유 부센터장은 "면접을 보는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을 뺀 나머지 영국 대학 대부분은 입시에서 A레벨의 3~4개 과목 성적만 반영한다"며 "특정 과목(영역)에만 관심 있거나 잘하는 학생에게 적합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레벨 점수만 있으면 영국뿐 아니라 유럽,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전 세계 239개국 1800여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캠브리지코리아가 7년 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시험기관(CIE)과 협약을 맺고 A레벨 과정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영국과 미국은 대학 교육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선 A레벨이 대학 1학년 과정에 해당하기에 영국 대학의 학부 과정은 3년이다. '튜토리얼(tutorial)' 제도 역시 영국 대학의 강점이다. 유 부센터장은 "튜토리얼 제도는 교수 1인당 10명 내외 학생을 맡아 개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라며 "3년간 담당 교수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대다수 대학이 국공립 형태로 국가가 직접 교육의 질(質)을 관리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 영국 대학은 '절대평가'를 실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영국 명문대의 경우엔, 매년 25~30% 학생이 유급할 정도로 평가가 까다롭다. 유 부센터장은 "절대평가로 학생 간 경쟁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서로 가르쳐 주며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며 "이것이 학생들의 학습 효과를 더욱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요즘 유학은 공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취업'으로 이어져야 해요. 최근 영국에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아시아인의 취업 기회가 확대됐어요. 다른 국가에서도 영국 대학 학위를 높이 평가하고요.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꼭 미국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사회 변화와 자신의 목표를 감안해 영국 등 다른 국가로도 눈을 돌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