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19번째입니다. 이 정도면 '리얼 올림피언' 아닌가요?"

안드레 볼하우스(72·사진)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올림픽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린다. 필드하키 대표로 1972년 뮌헨 대회에 출전하며 올림픽과 첫 인연을 맺은 그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때 하키팀 주장으로 네덜란드 기수(旗手)를 맡았다. 이후 네덜란드의 대표팀 단장, 하키연맹 회장,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동·하계올림픽을 두루 찾았다.

최근 강릉 휠라 글로벌라운지에서 만난 볼하우스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에 대해 "한국인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했다. "많은 올림픽 현장을 다녀봤지만, 평창올림픽은 정말 환상적이고 멋진 대회다. 개회식 때 한국의 역사와 미래를 모두 보여줬다. 화려한 '드론 쇼'가 잊히질 않는다." 그는 "3번의 끈질긴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한국인들이 오래 준비한 만큼 기억에 남을 대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넘치는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최강국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23일까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걸린 메달 33개 중 14개(금7·은4·동3)를 가져갔다. 볼하우스 위원장은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을 나라의 자랑이라 생각한다"며 "오래 축적된 훈련 노하우, 체계적 육성 프로그램을 갖춘 수많은 유소년 클럽이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발전한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네덜란드를 위협할 상대로 한국을 꼽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국엔 두 명의 위대한 '리'(이승훈·이상화)가 있잖아요. 이승훈과 네덜란드 스타 스벤 크라머르가 맞붙을 24일 매스스타트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쇼트트랙의 '초이'(최민정)도 인상적이다."

볼하우스 위원장은 "한국인들이 올림픽을 잘 치른 만큼 각종 시설물이 '하얀 코끼리'(유지비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시설)가 되지 않도록 사후 활용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