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몰락이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이윤택(66)씨와 영화·드라마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배우 조민기(53)씨가 극단 소속 배우나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에게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이씨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실을 일부 인정하고 사죄했지만,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폭력적 방법을 쓰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그러자 또 다른 피해자들이 그의 성폭행과 이로 인한 임신·낙태 등을 추가 폭로했고, "사과 기자회견도 사전에 연습했다"는 고발이 이어졌다.

조씨 역시 비슷했다.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있던 작년 11월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제보가 불거졌다. 학교는 조사를 거쳐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조씨는 지난 20일 "억울하다. 성추행한 적 없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교수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튿날 그의 제자였던 한 배우가 구체적인 성추행 정황을 소셜미디어에 제시했다. 이후 조씨는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평생을 각본대로 살아온 인생이라서 당황한 것일까. 추악하기 짝이 없는 권력 남용이다. 스튜핏도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