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 대형병원 간호사 A씨가 설연휴 중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A씨가 간호사들 사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A씨가 숨진 직후 간호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의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쓴 글 하나가 올라왔다. 그는 글에서 “제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라며 “그 동안 간호 업무를 어떻게 관리했으며 간호부 윗선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적었다.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태움’은 ‘태워버린다’는 말의 줄임말로, 선배 간호사들이 후배들을 교육할 때 이른바 ‘찍힌 후배’를 혹독하게 훈련시키거나 부당하게 일을 몰아주는 문화를 말한다.

A씨 남자친구는 글에서 “(A씨는) 저와의 대화에서도 ‘출근하기가 무섭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지?’라고 했다”며 “(여자친구는) 선배에게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과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하루에 잠을 세시간씩 자며 공부했고, 몸무게도 5㎏이 넘게 빠졌다”고도 했다.

이 남자친구의 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A씨의 유족은 페이스북에서 “(신입간호사가 배치되면) 하나부터 열까지 데리고 다니며 교육해줘야 하는데 A씨를 맡은 선배는 일도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해봐’라고 했고, 못하면 타박하기 일쑤였다”며 “매일매일 두려움에 떨며 출근했는데 너무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같은 글을 올린 A씨의 남자친구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이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