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속의 간판 스타 이승훈(30)이 혼신의 역주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승훈은 15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12분55초54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2011년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한국 신기록 12분57초27을 무려 7년 만에 단축했다.
12분39초77로 올림픽 기록을 세운 테드 얀 블로먼(캐나다)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12분41초99), 동메달은 니콜라 투몰레로(이탈리아·12분54초32)에게 돌아갔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캐나다로 귀화한 블로먼은 네덜란드의 빙속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아쉽게 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투혼이 빛난 레이스였다. 이승훈은 초반 400m를 35초32로 통과한 뒤 5600m까지는 매 바퀴 31초대로 꾸준히 달렸다. 이승훈의 스퍼트가 시작된 것은 17바퀴째부터였다. 30초38을 끊은 그는 점점 속도를 높여나갔다. 마지막 바퀴는 29초74로 경이적인 뒷심을 발휘했다. 이승훈의 막판 질주에 강릉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홈 관중들은 이승훈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승훈은 경기 후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울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순위를 떠나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멀티 메달’을 노리는 이승훈은 18일엔 단체전인 팀추월 8강전에 나선다.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과 17세 기대주 정재원과 한 팀이다. 이승훈은 지난 소치올림픽에선 김철민·주형준과 함께 은메달을 따냈다. 팀추월 준결승과 결승은 21일에 열린다. 이승훈의 주종목인 매스스타트는 폐막 하루 전인 24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