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엑스 회장은 2015년 발간된 자신의 공식 전기(傳記) 작가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회사와 세계 최초 민간 우주화물선 업체를 창업한 그의 꿈은 화성(火星)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작년 말 그는 "2024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전기차 '테슬라 로드스터'는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1.9초밖에 안 걸린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라고들 한다.

▶머스크가 그제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높이 70m 초대형 로켓 '팰컨 헤비(Falcon Heavy)' 발사에 성공했다. 이 로켓은 1973년 퇴역한 나사(NASA)의 '새턴5' 이후 최대 로켓이다. 화성까지 승무원과 화물을 합쳐 1만6800㎏을 운송할 수 있다고 한다. 발사 후 추진 로켓을 지상으로 귀환시켜 재사용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송금 업체 페이팔 최대 주주였던 그는 2002년 회사를 팔아 마련한 1800억원으로 꿈을 좇기 시작했다. 전기차와 우주선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해 외신들은 "창립 14년 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53조원을 넘어 113년 역사의 포드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10년간 테슬라 회장으로 받게 될 연봉은 60조원 아니면 0원이다. 그는 테슬라 시가총액을 지금의 10배인 700조원으로 만들고, 매출을 15배 늘리지 못하면 한 푼도 안 받겠다고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회장이 세운 우주업체 '블루 오리진'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베조스 회장은 2020년 발사를 목표로 높이 110m의 초대형 우주로켓을 개발 중이다. 머스크 회장의 팰컨 로켓은 2006년 도전을 시작해 2008년까지 세 번 연속 실패했다. 세 번째 실패한 날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꿈을 좇아 불가능에 도전하는 기업인들은 우리에게도 있었다. 정주영, 이병철 같은 사람들이다. 울산 미포만 백사장 사진 한 장 보여주고 조선소 건설 자금과 유조선 두 척 발주 대금을 받아서 세운 것이 세계 1위 조선소 현대중공업이다. 그 시절 우리의 화성은 그 백사장이었다. 그리고 세계 7대 무역 대국으로 일어섰다. 머스크를 보면서 사라져가는 우리 기업가 정신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