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6.0의 지진이 대만 동부 관광도시 화롄(花蓮)을 강타해 7명이 숨지고 260명이 다쳤으며 67명이 실종됐다고 대만 정부가 7일(오후 10시 현재)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는 한국 국적자 14명도 포함돼 있다고 대만 외교부는 밝혔다. 특히 지진으로 기울어진 아파트에서는 50대 한국인 여성이 10여 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진은 현지 시각으로 6일 오후 11시 50분 화롄 현청 건물에서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해저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10.6㎞로 얕았다. 화롄은 타이루거 협곡과 수려한 해변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2013년 방송된 케이블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출연진들도 찾아 더 알려진 지역이다.

시간당 5㎝씩 기울고 있다는데… - 6일 밤(현지 시각)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한 대만 동부 화롄(花蓮)시에 있는 12층 아파트 윈먼추이디(雲門翠堤) 건물이 45도 가까이 기울어 있다.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조 당국이 건물 지지대를 세우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건물에서 지진 발생 10여 시간 만인 7일 오전 10시쯤 한국 국적의 김모(여·58)씨가 구출됐다.

인명 피해는 무너지거나 기울어진 시내 4개 빌딩에 집중됐다. 건축된 지 41년 된 11층 퉁솨이호텔(統帥大飯店)은 1층부터 3층까지가 지진으로 주저앉으면서 투숙객으로 보이는 2명이 숨졌다. 또 12층 아파트인 윈먼추이디(雲門翠堤)도 1층이 무너지며 건물이 45도 가까이 기울면서 2명이 숨지고 주민 53명이 연락 두절된 상태다. 건물이 시간당 5㎝ 속도로 점점 기울자, 당국은 건물 붕괴를 막기 위해 지지대 등을 세워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건물에서는 지진 발생 10여 시간 만인 7일 오전 10시 한국 국적 김모(여·58)씨가 구출됐다. 건물 9층에 살던 김씨는 지진으로 출구가 막혀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구조 당시 별다른 부상 없이 의식이 명료한 상태였다. 김씨는 구조대원들에게 "셰셰(謝謝·감사하다)"라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여러 명이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웃을 걱정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전했다.

6층 바이진솽싱(白金雙星) 빌딩, 9층 우쥐우쑤(吾居吾宿) 빌딩도 지진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모두 32명이 실종됐다. 이 건물들 외에도 일반 가옥 91채가 크고 작은 붕괴 피해를 입었다.

대만 외교부는 "부상자 가운데 외국인은 31명이며 이 중 한국 국적 14명, 일본인 9명, 체코인 2명, 싱가포르인 2명, 필리핀인 1명과 아직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3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지진 이후 7일 하루 동안 250여 차례의 여진이 계속되며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규모 5 이상의 강한 여진도 9번 발생했다. 대만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어 지진이 잦은 편이다. 1999년에는 대만 중부 난터우(南投)에서 규모 7.0이 넘는 대지진이 발생해 240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2년 전에도 남부 타이난(台南)에 규모 6.4 지진이 발생해 100여 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