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천민얼, 장칭웨이, 후허핑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31개 성(직할시·자치구 포함)의 지도부 구성이 완료됐다. 특히 31명의 성장급 인사의 경우 한국의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에 해당하는 '류링허우'(60後·1960년 이후 출생자) 세대가 50년대생을 누르고 대륙 지방 행정의 주력으로 떠올랐다.

5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랴오닝성 등을 끝으로 각 지방 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가 폐막하면서 각 지방의 지도부 구성이 완료됐다. 31개 지방 가운데 23곳에서 당정 책임자인 당 서기 또는 성장이 바뀌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충칭·허베이·저장 등 11개 지방은 서기와 성장의 동시 교체가 이뤄졌다.

각 지방 1인자인 31명의 당 서기 그룹에서는 '우링허우'(50後)가 28명으로 절대다수였지만 천민얼(60년생) 충칭시 서기, 장칭웨이(61년생) 헤이룽장성 서기, 후허핑(62년생) 산시(陝西)성 서기 등 3명의 '류링허우'가 지방 정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류링허우' 당 서기 가운데 유일한 정치국원인 천민얼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 시절 시 주석의 정치 이념을 정립한 주역으로 '시 주석의 황태자'로 불린다. 장칭웨이 서기는 20년간 우주항공 분야에서 일한 항공 설계 엔지니어 출신으로 2011년 허베이성 대리성장으로 발탁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엔지니어 출신을 선호하는 시 주석이 특히 총애하는 인물이다. 후허핑 산시성 서기는 시진핑 주석의 칭화대 룸메이트 출신인 천시 당 중앙 조직부장의 인맥으로 분류된다.

당 서기에 이은 각 지방정부 2인자 격인 성장(시장·자치주 주석 포함) 중에서는 류링허우가 무려 17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하며 지방 행정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특히 4개 직할시장 중 1957년생인 잉융 상하이시장을 제외한 천지닝 베이징시장(64년생), 장궈칭(64년생) 톈진시장, 탕량즈(60년생) 충칭시장 등 3명이 모두 류링허우 세대였다. 류링허우는 각 지방 사정 조직도 완전히 장악했다. 내달 개헌과 함께 출범하는 최고 사정 기관인 국가감찰위원회의 31개 성·시 지방 조직 책임자 격인 주임 중 80%가 넘는 26명이 류링허우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경보(新京報)가 이날 전했다.

한편 홍콩 성도일보는 "리커창 총리의 유임과 왕치산 전 중앙 기율검사위 서기의 국가부주석 취임이 확정됐다"고 5일 보도했다. 신문은 베이징의 유력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 기구 지도자' 인선안이 최근 마무리됐으며 다음 달 양회에서 확정·통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정권 반부패 수장이었던 왕치산 전 서기는 통상 분쟁 등 대미 현안을 직접 나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