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립대 교수와 환경 사업 연구 용역 업체 대표가 짜고 실험 데이터를 조작해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5일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한 사립대 소속 박모(59) 교수와 환경 전문 기업 E사 대표 김모(57)씨에게 징역 3년과 4년을 각각 선고했다.

2010년 환경부는 인도네시아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추진 중이던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지원 사업을 연구 과제로 내놓았다. 환경 전문 업체를 운영하던 김씨는 수처리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박 교수와 함께 연구 과제에 참여했다. 특히 박 교수의 동생이 이 회사에 부장으로 근무 중이었다. 김씨와 박 교수는 기름야자 열매에서 팜유를 추출할 때 나오는 폐수에서 유기물을 최대 99% 추출해 퇴비로 처리하는 방안을 담은 연구 개발 계획서를 제출했다. E사의 계획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고, 다른 응모 업체 2곳을 제치고 연구 과제 수행 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연구에 진전이 없었다. 이미 상용화된 기술로도 유기물을 최대 95%까지 추출할 수 있었는데, 이들이 진행한 프로젝트는 유기물 제거 효율을 93% 이상 넘긴 적이 없다. 그러자 2012년 중간 점검에서 이들은 실험 데이터와 보고서를 임의로 만들거나 조작해 99% 효율을 달성한 것처럼 환경부에 보고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환경부는 17억원의 연구비를 이들에게 지원했다. 2014년 보고서 조작혐의를 포착한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의 사기 행각이 밝혀졌다.

검찰 조사 결과, 자금난에 시달리던 E사는 지원금 중 1억7591만원을 횡령해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박 교수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자신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국가 지원 금액 2억원을 횡령해 이 중 일부를 연구실 운영비로 사용한 사실도 추가적으로 밝혀졌다. 교수가 연구 학생 지원금을 직접 지급하는 행위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규정상 금지돼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를 무시하고 학생들의 통장을 일괄적으로 관리해 왔다. 재판부는 "김씨와 박 교수 등은 공모해 연구 결과를 조작하고, 연구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며 "학생 인건비를 모두 허위로 기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