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 국가대표 서명준(26)은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이 자신의 첫 올림픽이다. 하지만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이 없다. 그는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어 든든하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그의 친누나는 한국 모굴의 개척자인 서정화(28)이다. 서정화는 2010 캐나다 밴쿠버 대회, 2014 러시아 소치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선다. 사촌동생 서지원(24)도 소치 대회에 출전해 모굴 종목 13위에 올랐다.
서명준은 2일 열린 대표팀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누나와 동생에게 훈련 요령이나 대표팀 생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듣는다. 함께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3남매는 평창에서 한국 모굴 스키 '간판'인 최재우(24)와 함께 팀을 이뤄 설상(雪上) 종목 첫 메달에 도전한다.
모굴은 1.2m 높이 둔덕(모굴)이 깔린 급경사 코스(28도)를 타고 내려오는 스키 경기다. 중간에 점프대가 2개 있어 방향 전환과 점프 기술도 선보여야 하는 고난도 종목이다. 국내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이 종목에 3남매가 뛰어든 건 부모님 영향이 컸다. 서정화·서명준의 아버지 서원문(60)씨, 서지원의 아버지 서수문(57)씨, 이들의 동생인 서영문(54)씨 3형제는 모두 20년 넘게 모굴 스키를 탄 열혈 동호인이다.
아버지를 따라 스키장을 드나든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모굴 스키를 접했고, 나란히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서정화는 "다 함께 올림픽에 나가게 돼 부모님이 뿌듯해하신다"고 했다. 서지원도 "명준 오빠의 조언이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며 고된 훈련을 극복하는 원동력으로 '가족의 힘'을 꼽았다.
3남매 중 올림픽 메달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서정화다. 밴쿠버(21위)와 소치(14위)에서의 부진을 평창에서 씻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3월 평창올림픽 시범 이벤트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대 재학생으로 유일하게 올림픽 국가대표로 뽑힌 서명준은 "메달을 바란다기보다 이번 기회에 모굴을 널리 알려 한국 모굴이 발전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3남매 모두 '비기(祕技)' 하나씩을 품고 있다. 서정화는 "옆으로 두 바퀴를 도는 '콕 720'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여자 선수는 잘 하지 않는 기술인 만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명준은 "(몸을 쭉 펴서) 회전축을 곧게 세워서 돌리는 점프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원은 "몸이 조금 흐트러지더라도 공격적으로 슬로프를 타는 게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경기 끝까지 정신력을 잘 유지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