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분담액을) 공평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을 현 수준(연 9500억원)보다 더 부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르면 이달 하순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29일(현지 시각) 미 국방전략 브리핑에서 "친구와 동업할 때 관계가 불공평하기를 기대하진 않을 것"이라며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현실을 고려할 때 눈금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의 동맹 강화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상충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콜비 부차관보는 "전쟁이 발발한 1950년 한국의 하루 평균 (1인당) GDP는 2달러였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수준 높은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고, 동맹·협력국들로부터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에 따라 1991년부터 매년 주한 미군 주둔비 일부를 우리 측이 부담하도록 합의했다. 주한 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군사건설·연합방위 증강사업비, 군수지원비 등이 포함된다. 양국은 2014년 맺은 9차 협정의 올 연말 종료를 앞두고 10차 협상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리 측에 요구할 분담금 규모가 최소한 연 10억달러(1조7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 금액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정부는 우리 측이 최소 50% 이상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일본은 50%, 독일은 20%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평택 험프리스 기지 확장 비용(107억달러) 중에서도 90% 이상을 부담했다.
미국이 분담금 조정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우리 정부도 대비 작업에 들어갔다. 장원삼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는 이날 "현재 우리 방위비 분담 수준이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란 기본 입장에서 담담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