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보〉(62~76)=세계 7대 메이저 기전은 현재 7명이 1개씩 분산 보유, 다관왕이 한 명도 없는 춘추전국 양상이다. 커제(柯潔·21) 또한 신아오배 한 곳의 성주(城主)일 뿐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그를 현역 1위로 쳐주는 것은 정상권 진입 횟수와 속도가 워낙 돋보였기 때문이다. 커제는 2015년 혜성처럼 등장, 올 초까지 만 3년간 5개의 메이저를 정복했다. 대다수 중국 출신 세계 챔프들이 단발성 우승에 그쳤던 것과 비교된다.

아슬아슬한 외줄타기가 계속된다. 62는 정확한 맥점. 68까지 세계 최고수들답게 완벽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62로는 참고 1도 1도 급소지만 지금은 무리. 패(覇)가 나는데 10, 16 등 흑의 자체 팻감을 당할 수 없다(9 15…1, 12…4). '가'로 끊지 않고 69로 단수친 수가 또한 호착이다.

70으로 참고 2도 1, 3으로 받으면 6에 끊겨 백이 난처해진다. 73으로 헤딩해 하변 흑이 완생하는 것으로 일단락. 74로 은근히 압박해 봤지만 75를 유발, 오히려 하변 백이 움직일 수 없게 됐다. 흑의 대성공이다. 백은 76으로 한껏 벌려 후일을 기약한다. 모종의 노림수를 품은 게 분명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