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법무부 고위 간부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해 검찰 내 성범죄에 대한 재조사를 촉발한 서지현(45·사진) 검사를 향해 응원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여성연구학회협의회(회장 이은형 국민대 교수·이하 여연협)는 31일 성명을 내고 “용기 있게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 검사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가해자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검찰의 조직문화 개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연협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고 처벌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검찰조직에서 발생했고, 목격자가 다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상조사는커녕 본인의 사과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넘어갔다”며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정황을 감안할 때 사안의 중대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여연협은 “우리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사건을 폭로하기보다는 조직에서의 따돌림과 주변의 그릇된 시선 등이 두려워 분노를 속으로 삼키고 침묵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온 서 검사의 용감한 폭로는 대단한 결단”이라고 했다. 또 “서 검사의 행동이 헛되지 않도록 검찰이 해당 사건은 물론 드러나지 않은 조직 내 성폭력 사건이 없는지도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 원칙대로 처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직문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 검사가 졸업한 이화여대 출신 법조인 294명도 지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자가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라며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 서 검사를 응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검사의 신분을 가진 피해자가 피해 발생 직후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지, 피해자의 목소리가 조직 내에서 묻힐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내야 한다”며 “사건의 본질을 훼손하는 수근거림으로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조직은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인 30일에도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가 “서 검사가 행한 용기 있는 폭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성폭력과 성희롱을 뿌리 뽑는데 큰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변호사회는 “검찰의 엄정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사회 곳곳에 만연한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와 직장 내 성폭력, 성희롱이 근절되기 바란다”고 했다.

서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10년 당시 법무부 간부로부터 심한 추행을 당하고, 이후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글에는 닷새 만에 닷새 만에 80개 넘는 응원과 위로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