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셀바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30일(현지 시각) 필요한 경우 미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인프라(기반시설)를 대부분 파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셀바 차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국방기자클럽이 주최한 조찬 강연에서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군이 관련 인프라 대부분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군이 군사행동에 들어갈 경우 해체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 비율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셀바 차장의 발언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과 부대시설을 겨냥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셀바 차장은 최근 몇 달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진전을 보였지만 북한이 아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든 부분을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ICBM은 (아직) 미국에 임박한 위협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셀바 차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와 표적 기술 등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그가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따라서 그가 (실제로)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해야겠지만, 김정은은 아직 이런 기술을 증명해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태평양 쪽으로 신형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달 22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는 데 몇 달밖에 안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셀바 차장은 무력 충돌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면서 미국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감지해 대응할 시간이 최대 1시간에서 12분 정도로 줄었다는 것이다.

셀바 차장은 북한 무기시설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선제공격은 보통 미국이 핵을 보유한 적국에 대응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중국이 주장해온 북핵 문제 해법인 ‘쌍중단(freeze for freeze·雙中斷)’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의 영역이 아니며 대북 외교 당국자가 내릴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외교 부문을 맡고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이 핵 목표를 완수하지 않은 현 상황은 그런 대화를 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것으로 중국이 주장하는 북핵 문제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