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수 3000여명의 대학생 단체 '한국대학생포럼'은 최근 평창올림픽을 주제로 긴급 간부 회의를 가졌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한 입장을 논의했다. 박성은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은 29일 "내부 논의 과정에서 '개막식에서 태극기를 흔들자'는 제안도 나왔다"고 말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 평창올림픽 때 '태극기 퍼포먼스'를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들은 남북 단일팀으로 그동안 땀흘린 남한 선수가 불이익을 받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한반도기〈사진〉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것이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에 평창에서 태극기를 들자는 주장이 나온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평창올림픽에 태극기 휘날리자"는 글을 올렸고, 다른 이용자는 "올림픽 기간 동안 차량에 태극기를 달자"고 썼다. "(평창 경기장에서) 태극기 들고 애국가 부르다가 경기장 밖으로 쫓겨나면, 그걸 보는 국민들 생각은 어떨까"라고 적기도 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개막식 날인) 2월 9일 다 같이 태극기 듭시다' 같은 제목의 글이 등록됐다. 이 글들엔 '개최국이 대한민국이니, 태극기를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며 동의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조롱하는 '랩'도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다. '평창 유감'이라는 제목의 이 랩은 '메달권 아니면 북한이 먼저/ 공정함과 희망 따윈 니들에겐 없어/…/ 전 세계가 비웃는 평양올림픽 난 싫어/…/ 흘린 땀보단 북한 출신이 더 대접받는 사회'라는 내용이다. 이 랩이 담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자 이틀 만에 25만명 넘는 사람들이 봤다. 사람들은 댓글에 '속이 다 시원하다''사이다'라고 썼다.

대학 커뮤니티에는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과 남북팀 단일화를 비판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한 대학 커뮤니티엔 '북한을 (올림픽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를 혐오한다''이게 나라다운 나라냐'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여당 고위 관계자의 최근 발언이 남북 단일팀에 부정적인 젊은 세대의 목소리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젊은 층이 보수 정권 10년간 제대로 된 통일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 발언을 전한 기사에 '천안함(폭침)과 연평도(포격) 직접 목격한 세대인데, X86 꼰대들 (말) 참 잘도 먹히겠수다'라는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