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 8월 발표 예정인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 현행 수시와 정시를 합치는 방안을 넣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범 교육부 정책자문위 입시제도혁신분과장(서울대 교수)은 28일 "분과위원들과 고교·대학 등 이해 당사자들이 일제히 수시·정시 통합을 주장하고 있어 이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도 지난 24일 제2차 대입포럼에서 "수시·정시를 통합하고 대학별로 학생부교과 100%, 학생부종합, 수능 100%, 수능과 대학별 고사 등 최대 4개 전형을 설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서울과 수도권 76개 대학 입학처장이 참여하는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이다.
수시·정시를 합칠 경우 학생부종합·학생부교과·논술전형 같은 기존 수시 선발을 수능 위주인 정시 선발과 동시에 12월 또는 1월부터 진행할 전망이다. 현재는 9월 중에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수능 성적이 나온 다음 12월 정시 원서를 접수하는 방식이다. 수시·정시 통합안이 시행되더라도 학생부종합·학생부교과 전형 등은 정시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수시에 총 6개 대학, 정시에는 총 3개 대학에 원서 접수가 가능했는데 수시·정시가 통합될 경우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는 올 3월까지 2022학년도 대입 개선안 교육부 초안을 준비하고 있는 입시제도혁신분과가 수시·정시 통합을 검토 중인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시·정시 통합의 가장 큰 장점은 대입 제도를 지금보다 이해하기 쉽게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은 "수능 성적을 알고 전형에 응모하니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인한 불합격이 없을 것이고 이로 인해 학생부교과·논술전형 등에서 불필요한 경쟁과 매몰 비용을 피할 수 있다"며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응시할 수 없는 '수시 납치'라는 현 수시·정시의 모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국가교육회의 위원 간담회에서 "대입 제도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단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는 1997년 학생들의 대학 선택 폭을 넓히고, 대학은 수능 성적 이외의 요소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율권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 도입 이후 해마다 차지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져 2018학년도 수시 모집 인원은 전체 대입자의 73.7%(약 26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 입장에서는 수시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고, 수능 점수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하고 합격 기준도 모호해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수시·정시를 통합하면 모두가 수능을 쳐야 하는 만큼 사교육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소장은 "수능 학습 부담이 계속되면서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질 수 있고, 최소 9번의 원서 지원이 가능했던 지금보다 학생 선택권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범 교수는 "전형 시기를 정시만 남기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학별 복잡한 입학 전형을 현행보다 간소화해야 하는 만큼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