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때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 썰매 3종목 경기가 열리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국내 유일의 썰매 트랙이다. 요즘은 막바지 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그런데 산 중턱쯤에 주황색으로 칠해진 터널 입구가 보인다. 산 안쪽으로 파고 들어간 '땅굴' 같은 모습이다. 바닥엔 아스팔트가 깔려 있다. 터널 입구 옆엔 엘리베이터도 있다. 산속에 '비밀 훈련 기지'라도 있는 것일까.

슬라이딩 센터는 2013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트랙은 산 꼭대기부터 중턱까지 지그재그 모양으로 구불구불 돌아 내려오는 구조여서 멀리서 보면 트랙이 층층이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 있는 주황색 터널 입구.

그러나 이 때문에 모든 썰매 트랙엔 접근성 문제가 생긴다. 트랙을 관통하는 도로를 뚫을 수 없기 때문에, 트랙 바깥에서 안쪽 관중석으로 들어가려면 출발점이나 결승점을 반드시 거쳐서 돌아 들어가야 한다. '관중 동선'은 지금까지 전 세계 모든 썰매 트랙이 갖고 있던 골칫거리였다. 보통 트랙이 산꼭대기에 지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적어도 30분씩 '등산'을 해야 한다. 평창 트랙의 경우 관중 7000명을 수용하는데, 이 정도 규모의 관중을 일일이 셔틀 버스로 실어 나르는 것도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에 등장한 것이 썰매 트랙 땅굴이다. 전 세계 16개의 썰매 트랙 중 터널이 설치된 곳은 소치(러시아)와 평창뿐이다. 소치 때부터 새 트랙 설계 공법이 적용된 것이다.

관중들은 평지에서 터널까지는 10여분을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터널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터널 내 '관통 도로'를 이용하면 금방 최고의 관전 스팟인 '14번 커브' 앞 공터로 갈 수 있다. 이곳에서 결승점이나 다른 관중석으로는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썰매 트랙을 설계·시공한 대림산업의 최태희 소장은 "썰매 전복 등의 사고가 났을 때 응급차가 접근할 수 있도록 아스팔트를 깔아 놓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