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 진출 쾌거를 이룬 정현(22·세계랭킹 58위)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이렇게 많은 팬분들이 공항을 찾아올 줄 몰랐고, 큰 일을 하고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현은 이날 시드니발 대한항공 KE122편으로 5시40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수많은 팬과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귀국길에는 아버지 정석진, 어머니 김영미, 형 정홍 등 가족들이 함께 했다.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현 선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모습

정현 선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한국 테니스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나를 통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표와 관련해 “세계랭킹 톱 10에 욕심이 난다”며 “높은 곳을 보고 갈 것이고, 이를 증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하며 4강까지 진출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6일 경기에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준결승을 치렀으나 2세트 도중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했다. 그는 귀국 후 부상 부위인 발바닥 치료를 받으며 재활에 힘 쓸 계획이다. 정현은 “내일 당장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추후 일정을 세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2월 초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출전에 대해서는 “현재 보류 중인 상태”라며 “검사를 받은 뒤 회복하는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귀국 현장에는 정현 선수의 팬들과 모교인 삼일공고 교직원, 학생들도 함께 했다. 최규필(18) 삼일공고 재학 학생(학생회장)은 “학교 선배이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 선수가 정말 멋있고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쓴 정현 선수가 이번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세계 여러 대회를 휩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 선수 귀국 소식에 다른 볼 일로 공항을 찾았던 이들도 발걸음을 떼지 않고 그를 기다렸다. 부모님과 함께 지인 귀국을 마중 나왔던 김태연(10·인천 연수구 송도)군은 정현 선수가 온다고 하자, 도착 게이트 앞에서 그를 응원하는데 열을 올렸다. 김군은 “정현 선수 형이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해서 아쉽지만, 한국인으로 메이저 대회 4강을 간 것 자체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 정현이 28일 오후 6시 30분 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모습을 나타냈다. 동영상 16분 부터 정현 선수 귀국 모습 및 인터뷰 모습을 볼 수 있다. / 이다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