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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착오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던 스티드스케이팅 선수 노선영(29·콜핑팀)이 기사회생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다만, 노선영이 대표팀 제외 통보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 24일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바 있어 올림픽 출전 여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빙상연맹은 26일 “오늘 오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부터 노선영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쿼터를 받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개인전 출전 자격을 얻음에 따라 1500m와 팀추월에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노선영의 평창행 길이 열린 것은 당초 개인자격으로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 출전하려던 러시아 선수 2명이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금지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러시아선수단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에게 올림픽 출전권이 배정됐다.

노선영은 1500m와 더불어 팀 추월 출전권도 확보해 김보름(25·강원도청), 박지우(20·한국체대)와 함께 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앞서 노선영은 지난해 10월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여자 팀 추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팀 추월 종목에 나가려는 선수는 2017~2018시즌 1~4차 월드컵에서 개인 종목(500· 1000·1500m 등) 출전권을 따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빙상연맹이 이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다가 지난 10일 ISU의 통보를 받고 노선영에게 출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대표팀에서 방출된 노선영은 24일 밤 자기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에만 바쁘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고 비판했다. 노선영은 “(동생) 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고,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했다.

노선영의 동생 노진규는 김동성·안현수의 뒤를 잇는 쇼트트랙 스타였다. 2014 소치올림픽 직전 골육종 판정을 받아 대회에 나가지 못했고, 투병 끝에 2016년 3월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