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 나 1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늘 오후 4시 20분 현재 세종병원 화재로 3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중상자 14명, 경상자 111명 등 125명이 다쳐 모두 16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초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1시 10분 현재 사망자가 39명이라고 밝혔으나 확인결과 사망자 2명이 중복집계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서장은 “중상자 가운데 일부는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당직의사 민모씨와 간호사 임모씨, 간호조무사 김모씨 등 병원의료진 3명도 포함됐다고 세종병원 측이 밝혔다.

이날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찰이 한때 41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는 등 당국 간 사망자 집계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26일 오전 7시 35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7시 35분쯤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최초 발생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2명은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연기가 나서 ‘불이야! 하고 바깥으로 뛰어나왔다”고 증언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날 119에 최초로 화재를 신고한 세종병원 간호조무사 최모(30)씨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에서 “오전 7시30분쯤 화재비상벨이 울려 깜짝 놀라 1층으로 내려와 보니 응급실 데스크 뒤편에서 불씨가 보였고, 병원 직원 2명이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었다”며 “곧바로 응급실 데스크에 있는 전화로 119에 신고한 뒤 2층으로 올라가 환자 대피를 도왔다”고 말했다.

불이 난 세종병원엔 100여 명의 환자가, 병원 뒤쪽에 별도의 요양병원에는 94명의 환자가 입원하고 있었다. 사망자는 모두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재 파악되고 있다. 요양병원에 있던 환자·간호사 전원은 구조됐다고 밀양소방서 측은 전했다.

요양병원 요양사 이모(58)씨는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5층 환자 28명과 함께 구조대 튜브를 타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밀양소방서 측은 불이 이 건물 2~5층으로 옮겨붙는 것은 막았다.
오전 9시29분쯤 큰불이 잡혔지만, 세종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병원 입원자 중 15명은 산소 호흡기를 단 중환자였다고 소방관계자는 전했다. 불은 이날 10시 26분쯤 완전히 꺼졌다.

최만우 경남 밀양소방서장은 “사망자 전원은 모두 입원환자로 보고 받았다”며 “사망자가 1, 2층 환자에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데,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 건물 전층에 걸쳐 현재 정밀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26일 오전 7시 35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불이 나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6일 오전 7시 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