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여당 원내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경남 동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지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경남(PK)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일부 의원은 "자유한국당 문을 닫게 하자"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이 본격적인 6월 지방선거 체제로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양산을이 지역구인 서형수 의원이 지난 총선 이야기를 꺼내며 "2012년에는 졌고, 2017년에는 이겼다. 딱 영남의 표심만큼 이긴 것 같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영남이 중요하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이에 서 의원은 "서부도 곧 좋아질 겁니다"고 답했다. 다른 의원도 "(경남 서부 지역인) 사천·남해·하동에 제윤경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갔지 않느냐"고 거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모두 자유한국당이 승리했다.

다른 의원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대구시장을 내주면 한국당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던 말을 언급하며 "우리도 대구시장 후보를 잘 내서 한국당을 문 닫게 해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동부는 창원·김해·양산, 서부는 진주·사천 등을 말한다. 지난 총선 김해 지역에선 문 대통령 측근인 김경수 의원과 민홍철 의원이 당선됐다. 김 의원은 경남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양산은 문 대통령 자택이 있는 곳이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PK에 대한 문 대통령의 애정은 의원들이 다 알 정도로 깊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을 가져오는 게 큰 숙제"라고 했다. 경남 거제가 고향인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변호사 활동을 했다. 정계에 입문한 뒤 부산 사상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민주당은 24일 '지방선거 때 시·도지사 17곳 중 9곳 이상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부산·경남 중 최소한 1곳 이상 승리할 것"이라고도 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9곳, 지금의 한국당이 8곳을 이겼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김영진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기초단체장도 전략 공천을 도입하겠다"며 "정치라는 게 살아 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 우리도 대응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당헌에는 광역단체장 20%(17곳 중 3곳)까지만 전략 공천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를 고쳐 전략 공천을 기초단체장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필요하면 전략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다만 "지방선거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선 경선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다.

부산 사상구를 지역으로 둔 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은 본지 통화에서 "PK(부산·경남) 지역 시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돌아섰는지에 대해 문 대통령께 직언하고 민심을 추슬러 나가야 할 민주당이 자화자찬에 빠졌다"며 "문 대통령은 귀 막고 눈 막는 아부만 듣지 말고 진정한 민심을 듣기 위해 제1야당 대표와 일대일 회담을 통해 실질적인 민심을 듣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