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를 위해 강제 개봉했던 법원행정처 판사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복사본 3대를 파기한 것과 관련해 24일 "처음 조사 단계에서부터 법원행정처와 그렇게 하기로 협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행정처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어서 누구 말이 맞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22일 재조사 과정에서 사용한 행정처 하드디스크 복사본 3대 속 내용을 '디가우징(강력한 자력으로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 기술을 이용해 완전히 삭제했다. 이 복사본에는 추가 조사위가 어떤 컴퓨터 파일을 들여다봤는지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컴퓨터 강제 개봉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인 추가조사위 판사들이 향후 있을 수 있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추가조사위 측은 "법원행정처에서 복사한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재차 복사돼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에 복사본은 모두 초기화하기로 조사 초기에 행정처와 협의가 됐다"고 했다. "내부 감사를 목적으로 복사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인 만큼 조사가 끝난 뒤 이를 삭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처 측은 추가조사위와 그런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행정처 관계자는 "디가우징을 하겠다고 추가조사위 측이 물어본 적도 없을뿐더러 행정처에서 디가우징을 하라고 합의한 적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