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히는 '어스시 연대기'(Earthsea series)의 미국 작가 어슐라 르 귄이 88세의 나이로 22일(현지시각) 오레곤에서 사망했다.
23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저녁 그녀의 트위터에는 “어슐라 르 귄의 가족들은 깊은 슬픔을 느끼면서 어제 오후에 그녀가 평화롭게 돌아가셨음을 발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녀는 1968년 '어스시의 마법사'로 시작된 '어스시 연대기'로 가장 유명하다. 1969년에는 모든 사람이 양성애자인 게덴(Gethen) 행성을 배경으로 한 '어둠의 왼손'(The Left Hand of Darkness)을 출간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르 귄은 50년의 집필기간 동안 판타지소설 뿐 아니라 수많은 중단편, 논픽션, 동화 등을 집필했다. 훌륭한 문체와 도교, 무정부주의, 여성주의 등 주제에 주목했다. 미국의 판타지/SF 문학 잡지 '로커스'가 발표하는 로커스상 19번, 최우수 과학소설상인 휴고상 5번, 미국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네뷸러상 6번 등 각종 문학상을 무수히 수상했다. 또 세계 과학소설 연맹에서 수여한 간달프 상을 1979년에, 과학소설과 판타지소설에 기여가 큰 사람에게 수여하는 그랜드 마스터 상을 2003년에 받았다.
2000년에는 미국 의회 도서관으로부터 미국 문화유산에 크게 기연한 공로를 인정받아 ‘작가와 예술가’ 부문의 ‘살아있는 전설(Living Legends)상'을 받았다.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은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트위터에 “가장 위대한 사람 중의 한명, 단순한 과학 소설가가 아니라 문학의 아이콘이었다. 은하계로 가는 것에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르 귄은 1929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동화작가인 어머니와 인류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51년 래드클리프대학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았고, 1952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이후 공부를 위해 프랑스에 갔다가 역사학자인 찰스 르 귄을 만나 1953년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