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사이에서 자기 세대(世代)를 그린 웹툰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에 대한 분노가 키워드다. 대개 기성세대는 악인(惡人)으로 묘사된다.

웹툰 '내일'의 주인공은 전생의 업보로 죽을 때까지 취업할 수 없는 27세 청년이다. 그는 노숙자를 구하려다 혼수상태에 빠지고 저승사자로부터 "우리 일 도와주면 깨어난 후 원하는 회사에 취업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결국 이승이 아니라 저승에서 첫 직장을 얻게 된다. 병원 침대에 누운 자기 육체를 보며 "엄마 아빠, 저 드디어 취업에 성공했어요. 다만 이승이 아니라 저승에 있는 회사이지만요"라고 말한다.

웹툰 '사람냄새'에서 주인공은 대학 졸업 후 2년간 아르바이트로 편의점만 전전한다. 잠시만 머물 줄 알았던 고시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웃방 젊은이들이 죽는 것을 목격한 주인공은 "여기에 영원히 갇힌 것 같다"고 독백한다. 웹툰 '취준진담'에서는 해외유학 다녀온 취업 준비생이 회사는 물론 취업스터디 모임에서도 '서류탈락' 통보를 받는다.

가상 화폐 등 2030이 관심을 갖는 이슈도 2030 웹툰의 소재다. '어떻게든 중간만 간다면'에서 취업 스트레스로 정수리 탈모가 생긴 주인공은 '눈알코인'이라는 가상 화폐에 여윳돈 3만7630원을 투자했다가 모두 잃는다.

2030 웹툰에서 기성세대는 악덕 업주나 능력 없는 직장 상사, 훈계 좋아하는 '꼰대' 캐릭터로 등장한다. 실적 가로채고 월급 빼돌리고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일삼는 존재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2030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웹툰에는 이들이 기성세대에 갖는 불신이 투영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