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닌가.'

아이스하키 선수 이민지(26·사진)는 지난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1200자 분량의 글을 올렸다. '선수들도 큰 피해의식이 있지 않고 오히려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듣고 있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 모습이 담긴 뉴스 화면도 캡처해 올렸다.

18일 발표된 평창올림픽 대표팀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민지는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내가 목소리를 내볼까 한다'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민지는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꿈을 함께 꾸며 땀을 흘려 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닥친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라고 썼다. 또 '처음 단일팀 얘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기정사실이 된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민지의 글은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응원을 보낸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단일팀을 찬성하는 이들은 '(개최국 출전권이 아니라면) 실력으론 출전도 못할 종목에 세금 지원받아서 나가는 주제에 뭔 헛소리냐' '정부 탓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연습에 더 매진하라'는 등의 비난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