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어기며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관여한 행위가 낱낱이 공개됐다. 미 정보 당국은 위성을 통해 중국 선박들이 은밀히 북한을 드나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각) 미국이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 인용, 중국인(홍콩 포함)이 소유하거나 운영해온 선박 6척의 대북 불법 거래 행태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이 소유한 '글로리 호프 1호'는 지난해 8월 5일 파나마 깃발을 달고 서해~대동강을 거쳐 북한 송림항에 입항했다. 이 배는 8월 7일 송림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중국 쪽 해안으로 나왔다. 북한을 드나들 때는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껐다. AIS는 선박의 위치, 속력 등 항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다. AIS를 꺼서 북한 입·출항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이다.

글로리 호프 1호는 같은 달 15일 중국 롄윈(連雲)항에 접근하면서 AIS를 다시 켜고 주변 해역을 맴돌았다. 마치 중국 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의도였다. 롄윈항 주변 해역에서 1주일 이상을 배회하던 글로리 호프 1호는 베트남 깜빠(Cam Hpa)항으로 이동, 북한에서 실었던 석탄을 하역했다. 베트남 항으로 진입하면서 다시 AIS를 껐다.

'위위안호'는 8월 12일 북한 원산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남부의 항구도시 나홋카 주변 해역으로 이동, 엿새간을 배회하다 같은 해 9월 5일 사할린 홈스크에 석탄을 내렸다. 이외에도 '카이샹호' '라이트하우스 원모어호' '삼정2호' 등 중국 연계 선박들도 북한과 밀거래를 한 행위가 미 정보위성에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이 같은 북·중 밀거래 커넥션 보고를 받고 트위터에 "(중국이)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 중국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부인하며 "우리 국민과 기업이 안보리 결의에 위반하는 활동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